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 3권

 

파리스와 메넬라오스의 일기토

 

트로이와 그리스(아카이아) 연합군이 전쟁을 준비하며 양측 진형이 대치하는 가운데, 제3권에서는 중요한 전개가 이루어진다. 바로 전쟁의 원인이 된 헬레네의 남편 메넬라오스와 그녀를 유혹하여 트로이로 데려간 파리스가 1:1 결투를 벌이기로 하는 장면이다.

1. 파리스와 메넬라오스의 결투: 줄거리 요약📖

트로이와 아카이아(그리스) 군대는 전면전을 앞두고 양군이 전장에 나아가는 장면으로 제3권은 시작된다.

양 진영은 창과 방패, 투구를 장착하고 서로를 향해 진군하고 있다.

전장의 앞줄에 서 있던 트로이 왕자 파리스는 반짝이는 갑옷을 입고 당당히 모습을 드러내며 그리스 장수들에게 도전장을 내민다.

 

그러나 스파르타 왕 메넬라오스가 파리스를 발견하고 앞으로 나서자, 파리스는 겁을 먹고 뒤로 물러난다. 이를 본 그의 형 헥토르는 파리스를 거세게 꾸짖으며, 전쟁의 원인을 제공해놓고도 겁쟁이처럼 행동한다고 비난한다.

 

파리스는 헥토르의 질책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다시 결투를 받아들인다고 선언한다.

 

그는 메넬라오스와 1대1 결투를 벌여 승자가 헬레네를 차지하고, 전쟁을 끝내자는 조건을 내건다. 이 제안은 트로이와 아카이아 양측에서 받아들여지고, 전쟁은 일시적으로 중단된다.

두 진영은 각각 맹세를 하며 결투의 조건을 신성하게 확정한다. 트로이 왕 프리아모스가 직접 전장에 나와 결투를 증언하며 맹세 의식을 주관한다. 제우스를 비롯한 여러 신들도 이 맹세를 지켜보며 결투가 공정하게 치러지길 바란다.

 

결투가 준비되는 동안, 트로이 성벽 위에서는 헬레네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녀는 노인들과 함께 전투를 내려다보며 자신이 초래한 전쟁에 대해 슬퍼한다. 그녀는 파리스와 메넬라오스를 바라보며, 메넬라오스에 대한 연민과 파리스에 대한 실망 사이에서 갈등한다.

 

드디어 결투가 시작된다. 메넬라오스는 더욱 힘있고 정확한 공격으로 파리스를 몰아붙인다.

 

그는 파리스의 투구 끈을 붙잡아 그를 끌어내리려 하고, 거의 승리를 거둘 뻔한다. 그러나 이 순간, 아프로디테가 개입하여 파리스를 구출한다.

 

그녀는 그를 안개 속으로 감싸 사라지게 만들고, 트로이 성 안에 있는 헬레네의 방으로 옮긴다.

 

헬레네는 방에서 파리스를 보자 분노하며 그가 겁쟁이라고 비난한다. 그러나 아프로디테의 압박과 파리스의 유혹에 결국 함께 눕게 된다. 한편 전장에서는 파리스가 사라졌기 때문에, 메넬라오스가 승자로 보이지만 결투는 중단되고 승부는 나지 않게 된다.

 

 

 

3 장은 인간의 용기와 비겁함, 명예와 수치, 신의 개입과 인간의 무력함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2. 파리스와 메넬라오스의 결투 : 감상평✍️

제3권은 『일리아스』 전반에서 가장 인간적이면서도 상징적인 장면 중 하나이다.

파리스는 겉으로는 용감한 척하지만, 실제로는 두려움에 물러서는 모습에서 인간의 연약함이 드러난다. 반면 메넬라오스는 아내를 되찾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이며, 전사의 명예를 실현하려 한다.

 

헬레네는 자신의 아름다움이 가져온 전쟁을 보며 내면의 갈등을 겪는다. 그녀는 파리스에게 애정을 느끼면서도 그가 겁쟁이라는 것을 알고 실망한다. 이는 고대 서사시에서 보기 드문 여성 인물의 자의식을 보여준다.

 

아프로디테가 파리스를 구하면서 신의 뜻이 인간의 운명을 좌우하는 현실을 다시 상기시킨다.

 

인간들이 정의와 명예를 위해 싸워도, 결국 신들의 개입으로 결과가 뒤바뀌는 모습은 『일리아스』 전체에 흐르는 중요한 주제이다.